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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중앙일보>> 신년 연재 에세이로 발표된 "디지로그 시대가 온다"의 총 30회분(2006년 1월 1일 ~2월 4일) 가운데 앞의 6회 분과 최종회의 결론 부분만을 뽑아 '선언편'으로 엮은 것이다.
눈으로 바라보는 사과는 가장 먼 곳에 있다. 좀더 가까이 다가가면 뉴턴처럼 땅으로 떨어지는 소리를 들을 수 있고, 더 가까이 가면 그것을 주워 냄새 맡을 수 있고, 손가락으로 만지면 그 촉감을 느낄 수 있다. 시각에서 청각으로 청각에서 후각으로 후각에서 촉각으로, 인간의 감각에 따라 사과와의 거리는 점점 가깝게 좁혀진다. 이윽고 그것이 미각의 단계에 이르면 그 거리는 완전히 '제로'로 소멸된다. 한국인의 문화속에 깊숙히 또 넓게 녹아있는 "먹는다" 의 표현을 중요하게 설명하고 있다. 특히 먹는것을 육체오감의 미각으로 표현해서 몸과 하나가되는 일치를 설명한다. 나는 위 구절을 읽으면서 남녀관계가 생각났다. 처음엔 서로를 보고 이야기를 하다가 호감을 느끼기 시작하면 손잡고 포옹하면서 하나가 되는 친밀함...
시간과 공간은 서로 떨어져 있어 따로따로이지만 한 집 한 집 떡을 돌려 함께 떡을 나눠 먹는 것은 '따로 그러나 함께' 라는 특이한 제3의 원리를 만들어 낸다. '함께' 와 '따로' 라는 반대어가 하나의 조화를 이룬 떡돌림 원리의 그레이존이야말로 철학자들이 이상적으로 생각해온 '호저 공간' 이라고 할 수 있다. 중략 ... 인터넷 시대의 디지털 정보가 차가우면 차가울수록 아파트의 생활이 사막처럼 황량하면 할수록 따뜻하고 행복한 시루떡 돌리기와 같은 아날로그 정보의 기억이 선명하게 떠오른다. 정보통신분야에서 프로그램을 하는 나로써는 우리 문화의 세심한 관찰이 중요하다는 것을 더욱 느끼게 만드는 구절이다. 얼핏 프로그램하면 딱딱하고 수학적인 이미지가 있을지는 모르겠으나 실생활과 뗄레야 뗄수 없는 관계이다. 그래서 우리와 같은 사람들은 신기술의 연구못지 않게 우리 삶과 문화에 대한 관심이 필요한것 같다. 행복은 가까이 있다는 말처럼 우리가 찾는 가치는 우리 문화와 함께 하고 있는 것같다. 우리의 삶속에 녹아들어있는 문화와 IT기술이라는 서로 다른 존재가 하나로 혼합되면서 제3의 어떤 것을 창조 하게 된다는 것이 아닐까?
왜 아침은 이렇게도 아름다운가. 아직 그 빛 속에 어둠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저녁 노을은 왜 이렇게도 아름다운가. 다가오는 어둠 속에 아직 빛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빛과 어둠이 엇비슷하게 존재하는 아름다운 세상. 그것이 한국인이 오랫동안 참고 기다렸던 그 공간이다. 디지털과 아날로그가 만나는 기분 좋은 시간, 한국인의 시간이다.
이 책에 나오는 내용 한줄로 간단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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